일본군의 조선인 위안부 학살 — 영상 기록 최초 발굴
1944년 윈난성 텅충, 미-중 연합군이 촬영한 19초 영상의 의미
2018년 2월 27일, 3.1절 99주년 기념 한·중·일 일본군 위안부 국제콘퍼런스(서울시청)에서 일본군에 의한 조선인 위안부 학살을 증명하는 영상이 최초로 공개되었다.
발견된 영상
19초 분량의 이 영상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보관되어 있었다. 1944년 9월 15일, 중국 윈난성 텅충(騰衝) 함락 다음 날 미-중 연합군이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는 조선인 위안부들이 학살된 후 시신이 무더기로 버려진 참혹한 현장이 담겨 있다. 시신을 매장하러 온 중국군 병사가 시신의 양말을 벗기는 장면도 포착되어 있다.
학살 경위
1944년 6월, 미-중 연합군이 윈난성 쑹산(松山)과 텅충의 일본군 점령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에는 일본군에 끌려온 조선인 위안부 70~80명이 있었다.
패전이 임박하자 일본 작전참모 츠지 마사노부가 주둔 일본군에게 사실상의 '옥쇄(강제 집단자결)' 명령을 내렸다. 1944년 9월 13일 밤, 일본군이 조선인 여성 30명을 총살했다.
연합군 정보 문서에는 이 사실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Night of the 13th the Japs shot 30 Korean girls in the city"
함락 당시 연합군에 포로로 잡혀 생존한 23명을 제외한 나머지 위안부 대부분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발굴 과정
서울시와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정진성 교수 연구팀이 발굴을 주도했다.
연구팀은 먼저 2016년에 같은 장소의 학살 현장 사진을 발굴했다. 미군 사진병 프랭크 맨워렌(Frank Manwarren)이 촬영한 것이었다.
그런데 미군 사진부대는 2인 1조(사진 담당 + 영상 담당)로 활동한다. "사진이 있으면 반드시 같은 장소의 영상도 있을 것"이라는 가설로 NARA에 보관된 필름더미 수백 통을 일일이 확인하여, 2017년에 영상을 찾아냈다. 주제의 민감성 때문에 분석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에 시간을 들여 2018년 2월에 공개했다.
사진 속 시신의 옷차림이 영상과 일치하고, 사진에 나오는 중국인 병사가 영상에도 등장하여 같은 현장임이 확인되었다.
이 증거의 의미
위안부 피해 사실은 할머니들의 증언으로 세계에 알려졌지만, 일본 측 일부는 "증언만으로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 영상은 증언이 아닌 미국 군사 기록(사진, 영상, 문서)으로 학살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진성 교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이후 세계 곳곳에서 깊이 묻힌 자료들이 발굴되고 있으며, 이 자료들이 할머니들의 증언과 놀랍도록 일치한다"고 밝혔다.
주요 연표
1944.6 미-중 연합군, 윈난성 쑹산·텅충 공격 개시
1944.9.13 밤, 일본군 조선인 여성 30명 총살
1944.9.14 텅충 함락 — 생존자 23명 연합군에 포로로 구출
1944.9.15 미-중 연합군이 학살 현장 촬영 (사진 + 19초 영상)
2016 서울대 연구팀, NARA에서 학살 현장 사진 최초 발굴
2018.2.27 학살 현장 영상(19초) 최초 공개 (3.1절 99주년 국제콘퍼런스)